헤드헌팅이란 말은 원시부족의 풍습에서 유래했다. 당시 상대 부족의 머리를 잘라오는 풍습을 머리사냥(head hunting)이라 불렀다. 오늘날 헤드헌팅이 일종의 두뇌사냥임을 감안하면 의미는 비슷하게 이어져온 셈이다. 원시부족의 그것은 현재 국내서만 1,000여개 업체가 존재할 정도로 열기를 띠고 있다. 인재에 대한 갈증이 깊어질수록 인재정보 집합처인 헤드헌팅사를 향한 손길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 헤드헌팅의 현 위치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 나갈지를 들어봤다.
-둘 다 오랜 기자 생활을 거친 후 헤드헌팅 업계에 몸담았다.
▲김** 기자와 헤드헌터는 비슷한 점이 많다. 우선 둘 다 인터뷰를 중심으로 하는 직업이다. 네트워크 비즈니스란 점도 비슷하다. 예를 들어 CEO나 임원급을 대상으로 한 의뢰가 많은데 CEO 네트워크를 기자만큼 많이 가지고 있는 경우가 없다. 해당 분야에 아는 이가 많다는 건 헤드헌팅을 하는 데 있어 큰 장점이다.
▲육** 맞다. 일을 하다 보면 두 업종 간에 비슷한 면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사람을 많이 만난다는 공통점 외에도 일을 독립적으로 한다는 점이 같다. 기자가 스스로 기획 취재하고 기사 쓰듯이 헤드헌터도 기업과 인재정보를 찾고 매칭시키는 일을 한다. 둘 다 조직 속에서 일하지만 그 안에서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이다.
-헤드헌팅 의뢰가 점차 늘고 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김** 기업과 이직희망자 모두에게 이롭기 때문이다. 단순한 물물거래를 할 때도 정보가 모이는 곳에서 하는 게 유리하다. 인재공급도 마찬가지다. 헤드헌팅사는 인재정보가 모여있는 곳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더 많은 인재풀을 놓고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확보할 수 있다. 이직희망자 입장에선 더 많은 구인기업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다. 개별 직장인으로서는 구인 중인 기업이 어디 있는지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고, 시스템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육** 헤드헌팅사를 통하면 언제든 좋은 인재풀을 접할 수 있다. 점점 산업 전반에 걸쳐 국제화와 전문화가 이뤄지며 짧은 시간에 많은 관련인재가 필요한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 집단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이다. 예컨대 해외사업이나 신규사업을 진행한다고 해보자. 사업은 빨리 진행해야 하는데 사람을 직접 구하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이럴 때 헤드헌팅사를 통하면 좋은 인재를 빠르게 공급받을 수 있다. 외국기업이 국내에 들어와 사업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회사는 설립했지만 인재정보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자연스레 헤드헌팅사를 찾을 수밖에 없는 거다.
▲김** 외국은 직장 외 사람이 직장 내 사람에게 이직 같은 사유로 접근하는 게 제한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일반 사람이라면 연락 방법을 알 수 없지만 헤드헌팅사는 갖고 있다. 이런 것도 헤드헌팅사를 찾아야 하는 이유다.